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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언솝 저
6,800원
2026-04-13
로맨스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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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가까워지고 싶은 건 나뿐인가 봐요.”
보육원 퇴소 후 안갯속에 갇힌 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이란의 앞에 나타난 남자, 천기묵.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서 무척 반가운 사람이라도 만난 것처럼 인사하는 그는
그 미소가 어떻게 와닿는지도 모른 채, 의미를 고민하고 되뇌느라 머리가 터질 것만 같은 상대의 마음도 모른 채 그저 무책임하기만 했다.
“이란 씨. 괜찮으니까 이제 나와요.”
사채업자에게 쫓겨 어딘가의 개집에 몸을 구겨 넣고 숨었을 때조차 그는
거리낌없이 손을 내밀며 비참한 현실에서 허우적대는 이란을 건져 주었다.
지저분한 바닥에 무릎을 굽히며 허리를 숙이고서 내뱉는,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다정한 목소리.
그때 이란의 마음 깊은 곳 어딘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난생처음으로 느낀 안도였다.
그리고 언젠가의 다짐을 떠올렸다.
내 온전한 사랑은 차곡차곡 모아 고이 아껴 둘 거라고.
언젠가 아낌없이 쏟아 낼 그때를 위해서.
나만의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서.
그게 패착이었음을,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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