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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하 저
7,000원
2025-04-29
로맨스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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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안다.
옥암산 꼭대기에는 천년 묵은 동자삼이 있다는 것을.
툭 불거진 뇌두(腦頭)는 아기 주먹만큼이나 투실투실하고,
울퉁불퉁한 횡추(橫聚)와 뽀얀 주근은 영생에 눈이 먼 진시황조차 한입에 삼킬 수 없을 만큼 굵다란 불로불사의 명약.
효능이야 말해 무엇 하겠냐마는,
팔도에 이름난 심마니가 다 덤벼도 수백 년째 잎자루 하나 구경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약관도 되지 않은,
여인처럼 비리비리한 산골 서생이 동자삼을 찾겠노라 했을 때 모두가 기함하였더랬다.
운이 좋으면 다리병신, 운이 나쁘면 그 집안 대가 끊길 테니.
한데, 요상하지?
가운뎃다리 기력은커녕 종잇장 하나 들 힘도 없어 보이던 그 산골 서생의 집에서,
요즘 들어 자꾸 여인네 앓는 소리가 울려 대질 않는가….
***
“싫을 땐 제 어깨를 발로 차 버리고, 좋을 땐 이놈의 상투를 잡고 흔드는 겁니다.”
사내의 낮은 음성이 공명하여 여울의 귓바퀴를 간지럽히자, 맞물린 그녀의 하초에서 쭈륵, 물기가 샜다.
아까운 것, 이 아까운 것을….
고우는 장판지에 떨어진 몇 방울의 음액을 핥았다.
“머리가 엉망이 될수록, 더욱 성심껏 빨아 드리겠습니다.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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