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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아 저
12,000원
2025-06-13
로판
전4권
979-11-7408-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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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가죽만 잘나고 머리에 똥 찬 사내하고 또 살아야 한다니!
실종됐던 남편이 돌아왔다는 말에 이줄리가 제일 먼저 한 생각이었다.
칼리언이 어떤 남편이었느냐 물으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무능하고 무식한 쓰레기 남편.
그런 그가 갑자기 사라지자, 이줄리는 기뻤다.
그런데.
“후작님이 돌아오셨어요!”
“……뭐라고?”
“후작님이 돌아오셨다니까요! 그것도 아주 멀쩡하게!”
사라진 줄 알았던 남편이 돌아왔단다.
게다가 돌아온 남편은.
“그대가 내 부인인가?”
남편의 겉가죽을 뒤집어쓴 ‘누군가’였다.
*
“나,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항상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욕심 없이, 참고만 싶지 않아요.”
복수하고 싶다.
그들이 누리는 것을 모조리 빼앗고 싶다.
“당신은 내 복수 조력자가 되어 주는 거 어때요?
난 누구처럼 협박하지 않으니 걱정 말고 편하게 선택해요.”
“협박을 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반기며 받아들였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리카르도가 미소 지었다.
“기다리고 있었어, 그 말.”
손을 살짝 비튼 리카르도는 손깍지를 끼며 속삭였다.
“원하는 모든 걸 안겨 줄게, 이줄리.”
그가 만만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했던 것처럼, 이줄리는 이번 역시 직감했다.
리카르도의 말대로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걸 안겨 주리라는 걸.
무슨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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