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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강하 저
6,000원
2026-05-10
로맨스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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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안대군의 수양딸이 한양 땅 위에서 가장 사랑받고 큰 여인임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혼례를 치러도 몇 번은 치렀을 나이, 스물.
그럼에도 아버지의 품에 안겨 큰 탓에 남자라고는 조금도 모르던 해수는, 감히 곁을 주고 싶은 사내를 만나게 된다.
“저자에서 보고 이곳에서 또 봤으니, 이제 모르는 사이는 아니지 않습니까?”
“큰일 날 소리를 하십니다. 어찌 그리 경솔하십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내가 이토록 경솔한 사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합니다.”
도제조 영감의 차남, 주태승은 신기한 사내였다.
어쩐지 자꾸만 열이 오르게 만들었고, 그 투박한 손을 잡고 싶어 안달이 나게 만들었다.
“나는 희롱을 모릅니다. 그게, 애기씨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아.”
“나는, 사내를 원하지도 않고, 계집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운우지락(雲雨之樂)의 욕망은 내게 없었습니다.”
“…….”
“아마, 나비를 닮은 여인을 만나기 위해 그랬던 것이겠지요.”
저를 향해 단정히 웃는 태승의 나비가 되고 싶다.
늘 받는 사랑만 겪어 왔던 해수의 첫 욕심이자, 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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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십니까.”
“무엇을요…….”
“연모를 향한 마음과 욕심은 하나라, 점점 커지기만 할 뿐 줄어들지 않는 것을요.”
이립이 넘도록 아무런 여자도 만나지 않았다는 그는, 세상 달콤하게 해수를 유혹했다.
“그날, 그 동굴에서 애기씨의 입술 한번 물어 보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습니다.”
금지옥엽으로 순백하게 자랐던 해수의 삶에, 태승이라는 색이 덧입혀졌다.
처음으로 마음을 준 태승이 제 양친을 죽게 한 이의 아들이라는 것은,
그때의 해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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