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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미학

공생의 미학 every

8,000
상세정보
  • 소설 청화담 8,000 2026-06-19 로맨스 전2권
  • “뭘 놀라고 그래. 서방님이랑 내외하는 것도 아니고.”

    본사라 불리는 태익 그룹의 투자로 관광 개발이 한창인 땅끝마을 해평.
    아버지의 빚에 발 묶여 배 선생의 장부 정리를 도맡으며 살아가던 연우는
    인적 드문 바닷가에 횡령 증거를 감추던 중, 그곳에 쓰러져 있던 남자를 발견한다.

    “이분… 머리를 다치신 거예요?”
    “이거 웃기는 애네.”

    배 선생조차 껄끄럽게 여긴다는 태익개발 전무 이사, 구자헌.
    보호자 행세를 하고 도망친 연우를 찾아낸 그는 저를 서방님이라 일컫기 시작한다.

    “애기 네가 저기 있는 간호사 언니한테 그랬다며.”

    산처럼 뻗은 어깨와 옹골차게 부푼 가슴팍.
    군살 하나 없는 반라를 감출 줄도 모르던 자헌이 연우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그의 손끝을 따라 옮긴 시선 끝에 응급실에서 보았던 간호사가 다다랐다.

    “네가 내 그 집이라고.”

    다정한 속삭임이 갸름한 볼을 핥아 올리자, 연우는 파르르 떨며 눈을 굴렸다.

    ***

    “협박이 아니라 제안이야. 공생하자고.”

    공생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쓸 수도 있나. 어항 안 흰동가리와 말미잘이야 서로 얻을 것이라도 있지, 이건 서연우 홀로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아는 것도 내놔라, 집도 내놔라. 기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세요?”
    “서문재한테서 벗어나고 싶잖아.”

    낮게 잠긴 속삭임이 그녀의 가장 연약하고 간절한 바람을 쿡, 찔렀다.

    “폭력이든, 빚이 됐든.”

    아빠의 빚이 사라진다면, 연우도 더 이상 배 선생에게 휘둘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배 선생이 감옥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서문재도 더는 빚을 늘리지 못할 터였다.

    “필요하면 말해. 대 줄 수도 있으니까.”

    의미심장한 부연 조건에 연우는 다시 그를 쳐다보았다. 의자를 약간 돌린 구자헌은 그녀의 시선을 받아 내며 무릎을 벌렸다.

    “나 커. 잘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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