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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송송희 저
5,000원
2026-07-24
로맨스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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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할 새도 없었다.
눈앞을 가로막은 건 벽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목뼈가 뻐근해질 만큼 거대한 체구,
육중한 위압감이 공기의 밀도를 단숨에 바꿔 놓았다.
그리고 코끝에서 느껴지는 악몽 같은 기억 속 냄새.
“누가 잡아먹기라도 하나…. 비 맞은 개처럼 발발 떨고 난리야.”
오랫동안 괴롭히던 존재는 이미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그날의 파편이 괴롭힐 때면 어쩔 수 없이 암전된 시야 속에서 번개가 번쩍거렸다.
애먼 사람을 두고 무서워하는 꽃분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빨리 공사가 끝나라고 고사라도 지내야지.”
새로 공사를 시작한 곳의 팀장이라는 그 우람한 남자가 식당에 오면
동태를 살피고, 주방에 숨고, 끝내 마주쳤을 땐 아닌 척 웃어 주기.
다만 꽃분은 몰랐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강무찬이 내게 스며들 줄은.
“거, 뭐 좋아해?”
“…그건 왜요?”
“김꽃분은 묻는 말에 재깍재깍 대답하면 안 되는 병에 걸렸나.”
“어이없어. 병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강무찬 씨한테 말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요.”
“어이없는 건 나지. 좋아하는 걸 왜 말 안 해.”
“제 개인적인 걸 그쪽한테 말하기 싫으니까요.”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거칠고 투박한 남자에게서 가족한테도 못 느껴 본 안정감이 생길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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